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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골라서 딸·아들 선택…논란의 기술 나왔다

기사승인 2023.03.27  11: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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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도 80%…윤리 논란 불가피

생명 윤리 논란을 부를 만한 인공수정 기술이 나왔다.

미국 뉴욕의 웨일코넬의대 연구진은 불임치료를 받는 부부가 아기의 성별을 선택해서 시술받을 수 있는 인공수정 기술을 개발해 시술한 결과를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했다. 성별 선택의 정확도는 80%였다.

연구진이 성별 선택에 활용한 방법은 개별 정자를 무게별로 분류하는 것이었다. 생식세포인 정자에는 46개 인간 염색체의 절반인 23개 염색체만 있다. 따라서 남성의 성염색체(XY) 중 어떤 정자엔 X(여성)염색체가, 어떤 정자엔 남성(Y)염색체가 들어 있다. 그런데 X염색체는 염기쌍이 1억5500만개, Y염색체는 염기쌍이 5900만개다. X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더 무겁다. 연구진은 가벼운 정자는 뜨고, 무거운 정자는 가라앉게 하는 다층밀도구배라는 기술을 이용해 성염색체별로 정자를 가려냈다.

그런 다음 아들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Y염색체 정자로, 딸을 원하는 부부에겐 X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러나 2016~2020년 중 연구에 참여한 1317여쌍의 부부 대부분은 자녀의 특정 성별을 선호하지는 않았다. 선호하는 성별을 고른 부부는 105쌍이었다. 59쌍은 딸을, 46쌍은 아들을 원했다. 딸을 원하는 부부는 인공수정 시술 292회 중 231회(79%), 아들을 원하는 부부는 280회 중 223회(80%)에서 각기 원하는 성별의 아기 배아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한 결과 딸 16명, 아들 13명이 태어났다고 밝혔다. 태어난 아기들은 지금까지 모두 건강하며 3살까지 발달 지체 등의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안전하고 효율이 높다”며 “배아 성별 선택의 윤리는 지속적인 논쟁 거리이지만 정자의 성별 선택은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난자의 세포질 내로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기술(ICSI)을 개발해 인공수정 성공률을 크게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자녀의 성별을 인위적으로 정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정자 선별 기술도 윤리적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찬나 자야세나 교수(남성학)는 “이 연구가 이룬 기술적 성과는 연구가 제기하는 윤리적 문제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연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래에 피부나, 눈동자 색깔 등 신체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포함하는 정자를 선택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의대 아서 카플란 교수(생명윤리학)는 “성별 선택은 윤리적 문제”라며 “딸만 셋 있는 집에서 아들을 원하거나 남성한테서만 발생하는 혈우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처럼 성별을 선택하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면’”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함에 따라 성별 선택의 기회도 많아진다며”며 “성별 선택은 사회의 불균형, 그리고 인구의 성비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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