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Seoul-Learn)’은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무료 강의와 멘토링, 진로 상담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중위소득 60% 이하 가정의 청소년, 다문화 가정, 학교밖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 중에는 시각·청각장애 학생도 포함되어 있으나, 장애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학습 접근성 보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각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소속 멘토 A씨는 “서울런에서 제공하는 강의 중 일부에는 자막이 있긴 하지만, 수어 통역이 포함된 강의는 단 하나도 없었어요. 시각·청각장애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라는 건가요?”라며 학습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시는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포함했지만, ‘시각·청각장애를 가진 학교밖청소년’은 서울런에서 실질적인 학습 참여가 불가능하다. 실제 서울런 강의 콘텐츠는 일부 자막 제공에 그칠 뿐, 수어 통역, 화면 해설 등 장애학생을 위한 필수 편의 기능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서울런 고객센터에 확인한 결과, “현재 장애학생을 위한 별도 지원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관련 계획도 아직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법률」 제4조 및 제20조에 명시된 전자정보 접근에 관한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장애학생의 학습권 침해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차별 없는 학습 환경 구축 나선 EBS
한편, EBS는 2020년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의 요청을 반영하여 자막 확대, 수어 영상 도입, 화면 해설 등 장애 유형별 맞춤형 학습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장애학생 전용 홈페이지 운영, 자료 접근성 개선 등 실제 학습 참여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런은 이러한 선례를 참고해 모두가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
플랫폼은 확장되는데…장애학생 지원은 제자리
서울시는 서울런을 서울시 내에 국한하지 않고, 평창군(평창런), 충청북도(충북런), 김포시(김포런), 전국 단위(전국런)로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을 위한 학습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국 확산은, 동일한 차별을 전국 단위로 반복하게 될 위험이 크다. 교육기회의 확대가 실질적 참여로 이어지기 위해선, 확산보다 학습 접근성 보장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청각장애 학생 학습 접근성 개선 촉구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서울시 교육지원정책과에 서울런 플랫폼 내 시각·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자막, 수어 통역, 화면 해설 제공과 장애 유형별 맞춤형 접근성 가이드 마련을 요청했다. 또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점검과 관리 강화를 비롯해, 서울시와 협약한 기관 및 이용자에게도 가이드 안내와 홍보를 요청했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21개의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이자 장애전문가들이 모여 일상 속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건의하는 회의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fdo.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