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광역시 발달장애인 인구 변화 추이. 2024년 기준 대전에는 8,723명의 발달장애인이 거주 중이며, 이는 전체 등록장애인의 12.23%로 전국 평균(10.67%)보다 높다. |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전광역시발달장애인지원센터(센터장 박정은, 이하 대전발달센터)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발달장애인 복지 사각지대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대전발달센터가 대전광역시(시장 이장우)와 협력해 지역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전체 등록 발달장애인 8723명 중 약 13.5%인 1182명이 복지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명 이상의 발달장애인이 같은 집에 살고 있음에도 아무런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을 찾아내고, 지역사회 중심의 지원체계를 통해 위기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추진됐다.
조사는 대전광역시와 5개 자치구, 대전발달센터가 함께 협력해, 행정기반 전수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4년부터 2025년 초까지 두 차례에 걸쳐 대전광역시에 등록된 모든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복지서비스 수급여부를 확인했다. 행정망을 통해 추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지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과 2명 이상의 발달장애인이 거주하는 가구, 서비스 장기 대기자 등을 선별하여 유선확인과 가정방문을 병행했다.
2024년 기준 대전에는 8723명의 발달장애인이 거주 중이며, 이는 전체 등록장애인의 12.23%로 전국 평균(10.67%)보다 높고,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최근 10년간 발달장애인은 2278명 증가했으며, 특히 자폐성장애인은 876명에서 1443명으로 크게 늘었다.
1차 조사에서는 한 가구에 여러 명의 발달장애인이 거주하는 다(多)발달장애인 가구를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복지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3인 이상이 함께 사는 가구 166명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상담을 진행했고, 71명이 상담에 동의, 47가구에 실제 가정방문 상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비장애인 구성원이 없는 발달장애인 4인 가족을 새롭게 발굴했으며, 26명이 개인별지원계획을 신규 신청했다.
1차 조사에서는 실제 개인별지원계획 수립을 통해 삶의 변화가 나타난 사례도 확인됐다. 발달장애인 부부와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3인 가구에서는 아내가 외부 활동에 소극적이었으나, 개인별지원계획을 계기로 지역 주민자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해당 가구는 복지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외곽 지역에 거주했으며, 대전발달센터는 당사자의 사회참여를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해 실제 프로그램 참여를 도왔다.
2025년 2월에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정보를 추가한 2차 조사가 실시됐다. 조사 결과, 성인 발달장애인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3890명, 차상위계층은 403명이며, 전체 성인 발달장애인의 약 49.2%가 국가의 보호가 필요한 최저생계비 이하로, 공적부조가 필요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또한 장애인연금이나 수당만 받고 복지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사각지대 대상자는 1182명(전체 등록 발달장애인의 약 13.5%)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자 중 3인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를 우선 선정해 상담을 추진했으며, 이들 가운데 288명이 상담에 동의했다. 대전발달센터는 2025년 8월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방문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문상담에 동의한 가구에는 개인별지원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하고, 서비스 제공을 거부한 가구는 연 2회 이상 안부 전화를 통해 생활 상황을 꾸준히 확인할 예정이다. 더불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대전광역시 및 자치구와 협력해 2년 주기의 행정 전수조사를 정례화하고, 공공·민간 자원을 연계해 돌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대전발달센터 박정은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 복지 사각지대는 단지 '경제적인 빈곤'만의 문제가 아니라 복지서비스가 연결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발달장애인 가족의 고립과 위기를 사전에 발견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하여 찾아가겠다”고 전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