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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발 기부 ‘어머나 운동본부’

기사승인 2016.04.12  14: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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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cm 이상 머리카락 30가닥 이상 기부 “소아암 어린이에 가발 제공”

2년전 사랑의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착한가발을 무료로 기부하는 ‘어머나 운동본부’가 국내에 처음 설립됐다. 국제두피모발협회(www.trichology.org)와 한국가발협회(www.katwig.or.kr)가 당시 7년간 이·미용 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해 온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머리카락 기부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어머나 운동본부’를 2014년 1월 3일 공동으로 설립, 출범했다.


7년간 훈훈한 선행 주도

‘어머나’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로, ‘어머나 운동’은 일반인들로부터 25cm 이상의 머리카락 30가닥 이상을 기부받아 항암치료로 탈모가 심한 어린이용 특수가발을 제작, 소아암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뜻 깊은 운동이다.
긴머리를 커트해 기부하는 것은 물론, 평소 머리를 빗거나 말릴 때 빠진 머리카락을 조금씩 모아 기부하는 것도 가능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동참할 수 있다.

소아암 환우들은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대부분 머리카락이 흉하게 빠지게 되는데, 이때문에 주위의 놀림이나 시선을 감당못하고 정신적, 정서적 충격과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항균처리된 환자용 인모 100% 가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지만, 가격이 보통 수백만에 달해 수천만원 넘는 암치료비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두피모발협회와 한국가발협회는 9년 전부터 가발제조·유통·서비스 회원사들과 뜻을 모아 머리카락 기부운동을 진행해 매달 1~2개씩 가발을 만들어 소아암 환우들에게 전달해 왔다.

김영배 국제두피모발협회 이사장은 “소아용 가발 하나를 만들려면 약 1만 5000~2만 가닥의 머리카락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당 30개의 머리카락을 기부해도 줄잡아 500명 이상의 선행이 필요하다”면서 “어머나운동본부가 설립됨에 따라 이미용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손쉽게 운동에 동참할 수 있어 더 많은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발 수급 어려워 범국민운동으로 확대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은 힘든 항암치료를 견디고 있지만 치료 때문에 생긴 짧은 머리, 탈모 때문에 놀림이나 시선을 감당 못하고 정신적 충격과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에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건강을 되찾아도 그런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머나 운동을 통해 그러한 정신적인 상처를 예방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기부에 대한 인식은 힘들고, 개인이 혼자하기에는 어렵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하는 나와는 먼일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머리카락 기부를 통해 기부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범국민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일 것이다.

어머나운동의 독창성은 다른 기부형식과는 다르게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기부 대상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나누고 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형태의 기부가 되어 돌아간다는 것이다. 개개인이 보낸 머리카락들을 모아 소아암 환우들에게 가발로써 다시 보내주고 있다.


‘사랑의 가발’ 성탄선물, 암환자 언 마음 녹였다

“안녕. 난 신내동에 사는 열 살 권윤아(가명)야. 너에게 이 머리카락을 주기 위해서 몇 년 동안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어. 내가 몇 년 동안 키운 머리카락 이제는 너의 가발이지만 그 가발을 소중하게 다뤄줬으면 해. -내 머리카락을 받을 사람에게-”
2월 10일 몸이 아파 2년째 학교를 쉬고 있는 윤아는 정성스레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머리카락을 담은 상자엔 자신과 가발을 받을 친구를 상상하며 그린 그림,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편지도 함께 넣었다.
소아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는 한 어머니는 지난해부터 교회와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모아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있다. 그가 함께 보낸 편지에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 어느 아픈 아이의 머리가 되어 그 아이의 기쁨이 되길 기도한다”고 적혀 있었다.

국제두피모발협회에 들어온 애틋한 사연이다. 모발협회는 머리카락을 기부 받아 가발을 제작한 뒤 소아암 환자나 형편이 어려운 암환자들에게 무료로 주는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협회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어머나)’이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SNS를 통해 서서히 소문이 나기 시작해 최근엔 하루 6∼7묶음씩 기부자들의 머리카락이 모인다. 길이가 25㎝ 이상이면 가발 제작이 가능하고, 가공과 염색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염색, 파마, 흰머리도 기부할 수 있다. 가발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머리카락은 100만 가닥 정도. 협회는 기부된 머리카락으로 한 달에 5명의 환우를 선정, 가발과 함께 희망을 선물한다.

전국에서 들어오는 머리카락엔 갖가지 사연이 함께 담겨 있다. 47세 늦둥이 엄마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막내딸의 배냇머리를 보냅니다. 늦게 가진 아이의 머리카락이어서 태어날 때부터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자르지 않고 길러왔습니다”라고 쓴 편지를 함께 보냈다. 이외에도 임신 기간 동안 파마와 염색을 하지 않고 기른 머리카락을 고이 잘라 아이의 태명으로 기증한 임산부, 암으로 돌아가진 아버지 생각에 사무쳐 기부에 동참했다는 딸도 있었다. 지난 7월에는 충남 당진의 신평고등학교 92명의 학생들이 단체로 머리카락을 모아 기부했다.

모발협회는 한국소아암협회나 대형병원에서 소아암 환자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성인 암환자를 추천받아 머리둘레에 맞춰 가발 제작에 들어간다. 완성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린다.
암환자의 가발은 일반 가발보다 값도 2∼3배 비싸 200만∼300만원을 호가한다. 환자들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작은 상처에도 민감하다. 이 때문에 환자용 가발은 압박감이 덜하게,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향균·멸균 처리를 해 제작된다.
만들어진 가발은 실제 머리카락 기부자들의 이름으로 환자에게 전달된다. 최근 협회를 통해 가발을 선물 받은 소아암환자 A군(10)은 “머리카락이 없어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가발이 생겨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캠페인을 계획한 김영배 국제두피모발협회 이사장은 “병원 봉사활동을 갔다가 항암치료를 받고 머리가 빠져 의기소침해 있는 어린아이를 만난 뒤 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가발 선물을 통해 우울증도 떨쳐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는 환자들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랑을 심어요, 어머나 운동 실천단

사랑의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착한가발을 무료로 기부하는 ‘어머나 운동 실천단’도 2년 전 식목일에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전국 학생, 학부모봉사단이 출범식을 가졌다. 사랑의 머리카락 기부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하고자 보다 적극적인 홍보 및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어머나 운동 실천단’을 창단한 것.
대한민국 전문가자원봉사 연합회는 지난 9년간 이미용 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해 온 ‘사랑의 머리카락 기부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하고, 홍보해 범국민적 기부활동으로 발전시켜 기부 문화의 다양성을 제공하고자 출범했다고 밝혔다. 

머리카락 기부에 동참하려면 ‘어머나 운동’에 관심있는 사람은 머리카락을 봉투에 담아 국제두피모발협회(www.trichology.org)나 한국가발협회(www.katwig.or.kr)로 보내면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착한가발 만들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가발은 소아암 환자의 가족들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소아암환자 가정들을 위해서만 맞춤형 가발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글/ 박찬균 기자·사진/ 국제두피모발협회

송자운 bj4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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