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9740원 vs 1만11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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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에 최대 관심사인 내년 최저임금 액수를 놓고 이씨와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1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제4차 수정안으로 경영계는 9740원을, 노동계는 1만114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경영계는 1.2%, 노동계는 15.8% 오른 금액이다. 이씨는 “최저임금은 인상 자체만으로 부담이 된다”면서도 “노동계가 제시한 금액대로 인상이 추진되면 편의점 운영이 정말 어려워진다”고 호소했다.
이씨가 털어놓은 편의점의 지난달 매출은 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인건비 600만원과 임대료, 4대 보험비, 광열비, 잡비 등 기타 비용을 지불하고 나니 이씨에겐 순이익으로 약 250만원이 남았다. 이씨는 “해가 바뀌어도 매출엔 큰 변화가 없어서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내 수중에 넣는 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달 영업 내역을 기준으로 노사 4차 수정안에서 제시된 최저임금을 반영해 이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의 인건비와 순이익을 계산해보면, 경영계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9740원이 될 경우 이씨가 지출하게 될 인건비는 607만2000원으로 지난달보다 7만2000원 오른다. 이때 이씨의 순이익은 242만8000원이다. 반면, 노동계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1만1140원으로 오를 경우 이씨는 694만8000원을 인건비로 내고 155만2000원을 순이익으로 갖게 된다. 최저임금이 1만원이 넘으면 월 순수익이 약 100만원 깎이는 셈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나홀로 장사할 판’이라고 하소연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대비해 아르바이트 없이 혼자 일하거나 무인 점포로 돌리고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각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궁리 중이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도 그렇다. 홍 국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을 무인으로 바꿀지, 영업시간을 단축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홍 국장은 “올해 임금만 해도 버티기 힘든 상황인데 (최저임금이) 또 인상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넘어가버리면 편의점 일 자체를 계속할 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홍대에서 6년째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46) 씨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씨는 주 6일 내내 혼자 가게에서 일하다 최근 ‘도저히 힘에 부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르바이트생 1명을 새로 고용했다. 하지만 이씨는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인건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는 아르바이트생 1명의 한 달 인건비로 100여 만원이 훌쩍 나간다고 했다. 이씨는 “얼마 안 되는 매출에 월세, 재료비, 인건비까지 나가면 지금도 마이너스”라며 “가뜩이나 힘든데 여기서 최저임금마저 오르면 다시 혼자 해야할 수도 있다”이라고 했다. 이씨는 가게를 그만두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노동계의 요구가 과하다고 보고 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노사 상생을 위해선 최저임금 상승이 아닌 동결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 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이 업계에서 동결을 외친 건 지금 그들이 느끼는 인건비 부담이 한계점을 넘겼다는 의미”라며 “1만1140원을 고수하는 노동계의 요구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도 노동계의 주장은 현실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미 최저임금은 최근에 많이 올랐다”며 “자영업자가 오른 최저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갖고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