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파른 고령화, 급증하는 진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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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고령화로 전 국민이 지출하는 진료비가 2030년 19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불과 7년 만에 80조 원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이 9일 발간한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030년 총진료비를 189조~191조 원으로 예상했다. 병원, 약국에서 부과한 의료비를 뜻하는 진료비는 본인 부담금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급여비를 합한 금액을 가리킨다.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해 노인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진료비 역시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봤다. 2004년 22조 원이었던 진료비는 2023년 110조 원으로 5배 늘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2007년 10%, 2017년 14%(고령사회 기준)를 넘는 등 고령화의 영향이 컸다.
만성 질환, 노인성 질환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2대 질병의 지출 순위를 보면 관절염·허리 디스크 같은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은 2023년 4위에서 2030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치매 등 정신·행동 장애는 8위에서 5위,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은 11위에서 7위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은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30년 국민이 병원비, 약값으로 쓰는 진료비를 최대 191조 원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진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치매를 꼽았다. 2010년 7,797억 원이었던 치매 진료비는 2023년 3조3,373억 원을 돌파했고 2030년엔 최대 4조4,000억 원까지 뛸 전망이다. 치매 환자 수 역시 2010년 24만7,000명에서 2023년 83만5,000명, 2030년엔 123만6,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진료비 증가는 가뜩이나 빠듯한 건강보험 재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이 병원비, 약값으로 지원한 급여비는 100조 원을 넘었다. 2016년 50조8,906억 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배 불어난 것이다. 정부는 보험료(수입)보다 급여비(지출)가 더 빠르게 늘면서 건강보험이 올해 적자로 돌아서고 별도 적립한 준비금도 2033년 바닥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진료비를 예측할 때 노인 증가 등 인구 구조는 물론 어떤 질병이 늘어나는지 등 지출 구조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진료비 증가는 인구 증가·고령화 외에도 질환 구조 변화, 의료 이용 행태 다양화 등 비인구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앞으로 진료비 모니터링은 단순히 총량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질환별 발생과 유병 현황을 반영한 정밀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라 기자 heera293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