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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이영석, 이하‘장총련’)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채태기, 이하‘장총’)과 공동으로 지난 14일 이룸센터에서 보건복지부와 ‘장애계 현안과 발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추진 중인 ‘장애인 단체 운영 지침(안)'에 대해 장애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운영 지침(안)이 현장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마련되었다는 장애계의 강한 우려가 이 자리를 통해 직접 전달되었다.
이 자리에는 장총련 이영석 상임대표, 장총 고선순 공동대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황재연 중앙회장,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재룡 중앙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이건휘 중앙회장을 비롯한 장애인단체장, 단체관계자 등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차전경 장애인정책국장, 박문수 장애인정책과장, 최진우 사무관이 참석하였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운영 지침(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장총련 이영석 상임대표는 “장애인 단체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서 관리의 대상이 아니며, 장애인 권익을 대변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온 독립적인 시민사회 주체”라고 강조하며,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장애인 단체 운영 지침은 즉각 철회되고 폐기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의견서 제출 마감 다음 날 이미 책자로 인쇄된 지침안이 배포된 것은, 장애계의 의견 수렴이 형식에 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와 장애계가 진정한 정책 동반자로서 소통하는 방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총 고선순 공동대표는 "협의 없이 이루어진 이번 지침 추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장애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함께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이 진정한 대한민국다운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차전경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운영 지침 초안은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실무 초안일 뿐이며, 이를 강행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부분의 단체들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말씀해 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각 단체와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단체별 의견 발표에서 참석자들은 운영 지침(안)에 대한 우려와 요구를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황재연 중앙회장은 "개인의 일탈을 이유로 전체 장애인 단체를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침을 만들기 전에 반드시 현장 단체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단어 하나, 문구 하나를 정할 때도 신중해야 한다.”며, "중앙 정부의 지침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확대 해석되어 현장 단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재룡 중앙회장은 "장애인 단체의 현실도 전혀 모르고 이런 규정을 만든 것”이라며, "이 운영 지침은 백지화하고, 백지화된 상태에서 장애인 단체와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이건휘 중앙회장은 "사단법인은 민법에 따라 자율성이 보장된 독립 조직으로, '지침서'라는 용어 자체가 민간 단체에 적용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단체의 문제를 전체 장애계에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며, 주무 부처 역시 지도·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남인수 상임대표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이 통과되어 장애인을 권리의 주체로 격상시킨 바로 그 시점에 통제를 강화하는 지침이 나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녹색재단 정원석 회장은 "운영 지침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가지 않는다.”며, "전국에 등록된 수만 개의 비영리 법인 중 유독 장애인 단체만을 대상으로 운영 지침을 만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정태근 회장은 "법인 설립 이후 보건복지부의 기준에 맞춰 정관을 수정하며 성실히 운영해 왔으나, 이번 지침안은 소규모 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건들을 담고 있다.”며, 소규모 단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이규일 대표는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이번 안건은 없던 것으로 하고, 처음부터 장애계와 함께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소규모 단체들에 대한 복지부의 관심도 함께 촉구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성천 부회장은 "장애인 단체의 문제가 있으면 부분적인 견제 장치를 보완하면 될 일이지, 운영 전반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임규오 상임이사는 "시대에 역행하지 말고, 장애인 단체에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행정을 주문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상임이사는 "재정·인력 등 운영상 어려움을 안고 있는 소규모 단체들에게 이번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면 단체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지침 철회와 함께 현장 단체가 모여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차전경 장애인정책국장은 각 단체의 의견을 개별적으로 충분히 수렴한 뒤 자율성에 기반하여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였다. 아울러 5월 20일로 예정되어 있던 간담회는 취소하고 의견 수렴을 먼저 진행한 이후로 조정하기로 했다.
장총련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단체를 정책의 동반자로서 존중하고, 향후 모든 관련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장애계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