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참한 여성공천 비율, 광역단체장 9.3%, 기초단체장 7.2%, 광역의원 지역구 23.7%, 기초의원 지역구 26.3% 더 이상 선언과 권고만으로는 안 된다 반복되는 정치 영역의 구조적 성별불균형 해소하는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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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됐다.
이번 선거는 12·3 내란 이후 헌정 질서 회복과 민주주의 재건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맞이하는 첫 지방선거다.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히 만들겠다는 정치권의 다짐이 이어졌고 거대 양당은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를 약속했지만 공천 결과는 여전히 남성 독점적인 정치구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후보자 7,723명 중 여성 후보자는 2,624명으로 약 34%에 달하여 지난 제8회 지방선거의 27.5% 대비 소폭 상승하였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광역단체장은 9.3%, 기초단체장은 7.2%, 광역의원 지역구는 23.7%, 기초의원 지역구는 26.3%로 여전히 낮은 수치를 보인다.
권한과 책임 범위가 커지는 선출직 직위를 뽑는 선거일수록 여성 후보자 비율이 낮은 점 역시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광역단체장 선거에 단 한 명의 여성 후보자를 공천하여 각 6.25%에 그쳤다. 기초단체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221명 중 18명으로 8.14%를 보여 지난 선거의 6.47%에 비해 증가하였으나, 10%도 되지 않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월 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6 지방선거 승리 여성 결의대회’에서 “여성 기초단체장이 30명은 돼야 한다”고 한 정청래 대표의 말은 선언적 수사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은 심지어 퇴행했다. 187명 중 7명으로 3.74%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 제8회 선거에서도 5.13%의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는데 더 줄어든 3.74%라는 경악스러운 수치는 정치 영역의 성별 균형과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
비례를 제외한 광역의원 여성 후보자 비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758명 중 198명으로 26.12%, 국민의힘은 655명 중 132명으로 20.15%로 역시 30%가 안 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기초의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777명 중 591명으로 33.26%를 나타내어 지난 28.28%에 비해 상승해 30%를 넘었고, 국민의힘은 1,526명 중 364명으로 23.85%에 그쳐 지역구 여성 공천 30% 권고조항도 지키지 못했다. 한편 원내 정당 중 진보당은 광역의원 지역구 후보자 81명 중 41명(50.62%), 기초의원 지역구 후보자 151명 중 83명(54.97%)의 여성 후보자를 공천하여 정치에서의 여성의 대표성 확대와 성별균형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 결과는 더 이상 제도화 없이 정치권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 실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공직선거법상 지역구 여성 후보 30% 추천 조항은 강제성 없는 권고 규정으로 수십 년째 사문화되어 있으며, 여성 가산점은 매번 선거 때마다 공격받거나 경선 현장에서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정치 영역에서의 남녀동등참여 실현 관련 법·제도 개선과 함께 단체장 선거에서의 여성 공천 의무화, 그리고 20년째 개정되고 있지 않은 지역구 여성후보 30% 추천 의무화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정치에서 여성이 과소 대표되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성별 불균형이라는 문제가 정치 영역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분야에서도 정당화되고 여성의 삶과 직결된 의제들이 지역 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남성 독점 정치구조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풀뿌리 민주주의도, 성평등한 지역사회도 실현될 수 없다. 12·3 내란 이후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면, 그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이 온전히 그 정치를 대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2026년 5월 1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임문선 기자 moonsun963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