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 되지 않고 있어 차별을 경험하도록 놓여진 것이 지적재산권이었다. 그래서 2009년부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정부를 향해서 지속적으로 독서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요구해 왔었다. 2009년 당시, 장추련은 정보공유연대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 ‘문광부는 WIPO조약을 알고 계십니까’ 라는 공개질의서를 보냈고, 이후 문광부 저작권정책관과의 면담을 수차례 진행했다.
결국 문광부와의 면담을 통하여, WIPO조약이 체결되면 ▲외국 도서들의 경우에도 음성텍스트 파일을 제공받을 수 있는 등 정보습득이 보다 용이해지는 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독서장애인, 신체적 장애로 책을 잡거나 조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취약한 것 중 하나가, 정보접근이라는 점 ▲만약, 이러한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정보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보접근 영역에서의 차별은 교육에서의 동등한 기회, 직업선택의 자유, 더 나아가서 독립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립기반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전달했다.
또한, 이러한 차별상황을 시정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WIPO조약 체결에 있어서, 우리정부는 저작권을 중시하는 미국의 입장이 아닌, 독서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옹호하려는 제3세계 입장에 서야 한다는 점 등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청했다.
2013년 3월 말, 문광부는 6월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개최될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외교회의를 앞두고, 이해관계자․전문가 등 의견수렴 및 이해도모를 위한 간담회 개최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간담회의 주목적은, 6월 모로코 마라케쉬에서 개최될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외교회의에 참여하기 이전, 우리 정부가 다양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안을 마련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우리는 기존의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정부는 2014년 6월 26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WIPO(세계지식재산기구)에서 ‘시각장애인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Marrakesh Treaty to Facilitate Access to Published Works for Persons Who Are Blind, Visually Impaired, or Otherwise Print Disabled)’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우선 마라케시 조약은 국가 간 저작물에 시각장애인 등이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를 가진다. 또한 마라케시 조약은 국내 시각장애인의 저작물 접근 환경에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의 독서접근권 보장에 대한 성과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장추련은 애초에 모든 독서장애인(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발달장애인 등)의 접근권까지 포함되는 조약을 원했으나, 시각장애에 한정되었다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분 또한 있기 때문에, 정부는 국제적인 시각장애인의 저작물의 접근과 관련한 마라케시 조약에 서명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우선 빠르게 국회 동의를 받고, 장애인 입장애서 독서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기 위한 논의의 장을 구성하여 관련법들을 개정하는 작업을 하여야한다. 그래서 마라케시 조약이 국내법에 비추어 장애인의 권리를 축소시키거나, 오히려 장애인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추련은 앞으로 정부가 마라케시 조약의 실질적인 효력 발생을 위하여 노력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점들을 신중히 검토하며, 동시에 정책적 보완도 함께 진행하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해왔던 정보접근권에 대한 우리의 활동을 계속 할 것이다.
2014. 7. 10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