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치병 어린이 위한 소원성취사업 벌여 여린 마음에 희망의 날개 달아 줘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다면 치료비 지원만이 전부인 줄 알았던 기존의 인식을 깨고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는 아름다운 사업을 하고 있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 얼마나 큰 희망과 자신감이 생기는 지를. 그래서 꿈꾸지 않는 삶은 무기력하고 재미없다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소하고 평범한 것일지언정 꿈꾸는 것조차 힘든 이들이 있다. 오랜 투병 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어린 영혼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다. 이런 여린 마음에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단체가 있다.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 같은 ‘한국 메이크 어 위시재단(이사장 황우진)’이 그 주인공이다.
‘뿡뿡이 아저씨와 놀고 싶어요’
1980년 미국 아리조나주. 7살의 크리스 그레시어스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 나중에 커서 경찰관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시한부에 묶여있는 크리스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이를 가슴 아프게 여긴 가족과 친지는 아리조나주 경찰관에 도움을 받아 크리스를 일일 경찰관으로 임명했다. 경찰제복을 입고 오토바이도 타고 범인체포 현장에도 있었던 크리스는 이 날이 7살 인생에서 최고로 기쁜 날이었다. 그로부터 3일 후 하늘나라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 뜻을 기려 가족과 친지들이 설립한 메이크 어 위시 재단(이하 재단)은 현재 전세계에 32개국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03년 1월에 26번 째 지부로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난치병 아이들을 돕는다면 치료비 지원만이 전부인 줄 알더군요. 그러나 차츰차츰 아픈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 장기간 병상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그 의미를 알게 되더라고요. 이 사업을 통해 희망을 가질 때 투병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졌고요.”
박은경 사무총장은 재단이 설립된 지 3년째가 되는데 시간이 갈수록 많은 아동들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되서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만도 작년 대비 2배나 많은 100명의 아이들에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소원성취는 재단에 신청을 한 사람에 한하여 2∼3개월 안에 자원봉사들의 도움으로 이루게 된다. 그 내용도 가지가지 ‘방구대장 뿡뿡이 아저씨와 놀고 싶어요’, ‘개그콘서트에 가보고 싶어요’, ‘롯데월드에 가보고 싶어요’,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등 어린 천사들답게 소박하고 천진난만하다.
재단의 특징은 소원성취팀, 업무지원팀, 영상지원팀으로 나뉘는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로 100% 진행이 이뤄진다. 직장인임에도 불구하고 소원을 들어주는 ‘위시데이(Wish Day)’ 행사를 위해 연중휴가 중 반을 사용하는 자원봉사자도 있고, 위시데이 전날에는 행사가 빈틈없이 치러질 걱정을 하면서 잠도 못 자는 이도 있단다. 슈퍼맨팀, 파랑새팀, 어린왕자팀, 클로버팀 등 14개의 소원성취팀 중 한 자원봉사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없는 시간도 내어 활동하게 된다”며 “아무래도 중독이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항상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어린이들. 이 모습 때문에 자원봉사자들도 열 일 제쳐놓고 ‘위시데이’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리라.

동물원 조련사가 되고 싶은 우정령어린이. 재단의 사업은 소원을 이룬 어린이 뿐만 아니라 평소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부모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난치병 아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
“주치의로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저희 재단에 소원을 신청하지요. 자원봉사자들과 그 소원을 함께 이뤄줄 때 소원을 이루고 한 달도 안 되어 하늘나라로 떠나야 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님의 심정을 헤아리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분명 희망은 있다.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주지 못해 가슴 아픈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고, 위시데이를 통해 소원을 성취한 아이들에게 투병 의지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재단의 사업에 동참하는 기업들과 개인후원자가 늘어가는 것도 기쁜 소식이다. 모두 소중하지만 그 중 유독 값진 후원금이 하나 있다. 위시키드(소원을 신청한 아이)였던 어린이가 용돈을 모아 보내주는 것. 가슴 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결성된 자원봉사팀의 활동으로 지방에서 투병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을 것 같고, 200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 줄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자신이 아픈 것에 대해 오히려 부모에게 미안해하는 착한 천사들이지만 날개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어린 영혼들의 어느 하루가 재단으로 인해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러기에 난치병 어린이는 물론 가족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메이크 어 위시 재단의 활약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글/배미용 기자
사진/한국 메이크 어 위시 재단 제공 (문의: 02-3453-0318)
배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