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 성폭행, 살인까지... 날로 흉폭해지는 청소년범죄의 이상징후들
인터넷유해환경, 인성교육의 실패, 솜방망이처벌이 "범죄 키웠다"
날로 잔혹해지는 청소년범죄가 우리사회에 심각한 적신호를 울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하는 청소년범죄를 보면 훈방조치로 그쳤던 예전과 달리 교사폭행, 성매매, 집단성폭행, 살인 등 이제는 사법처리를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범행 유형과 수위가 높아졌다. 또한 청소년범죄가 점점 그룹화·흉포화·저연령화 되고 있어 머지않아 윤리도덕과 같은 핵심가치와 사회안전망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거라는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지금 청소년범죄는 어느 수위까지 와 있으며 그 원인은 무엇일까. 또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은 무엇인지 ‘더불어’가 알아보았다.

작년 12월 17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채팅으로 만난 가출 여중생을 둔기 등으로 폭행한 혐의로 송(15)양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김(13)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서울 충무로의 송양 집으로 끌고 가 40여 시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양을 쇠파이프로 마구 때리고 담뱃불 등으로 온몸을 지졌을 뿐 아니라 폭행으로 인해 정신을 잃은 김양을 깨운다며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잔혹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김양은 그 후 의식불명 상태로 서울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편 올 1월에는 중학교에서 다투다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15세 가해학생(당시 14세)에게 법원이 장기징역 1년6월에 단기 1년형을 선고했다. 지난 2006년 5월 강원도 모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모군은 옆반 이(14)군에게 전날 나눈 채팅 내용에 대해 항의했다. 그러나 이군이 대꾸를 하지 않자 기분이 나쁘다며 이군의 목을 때렸고 이군은 뒤로 넘어지면서 의자에 머리를 부딪치고 쓰러져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고교 1학년을 다니다 자퇴한 박(18)양은 재작년 3월 한 친구로부터 이(19)양을 소개받아 함께 어울렸다. 이양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양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고 재작년 3월 중순부터는 박양을 협박해 원조교제를 강요했다. 2005년 두 달간 박양이 강요에 못 이겨 만난 사람은 130여명. 그 중 40여명과는 실제 성관계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이양이 가로챈 화대만 천 3백 여 만원이다. 이양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박양에게 옷이나 화장품을 빌려준 뒤 이를 현금으로 갚도록 차용증을 쓰게 해 230만원의 빚까지 만들어냈다. 이 무서운 10대의 ‘포주행위’는 박양에게 사정을 들은 원조교제 상대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끝이 났다.
그런가 하면 중학교 교내에서 같은 반 여학생을 상습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도 있다. 경기도 가평군 모 중학교 A(14)군 등 6명은 지난 2월 같은 반 B(14)양을 교내 병설 유치원 놀이터로 유인, 성추행한 이후 이를 약점 삼아 2개월간 6차례 성추행과 성폭행을 일삼아 왔다. 특히 이들은 아직 하교하지 않은 점심시간을 이용하는 대담함을 보였으며 도구를 이용해 상처를 입히는 변태행위도 일삼는 등 성인문화를 흉내 낸 것으로 들어나 충격을 주었다. 이 같은 행각은 성폭행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B양이 최근 담임교사와 부모에게 털어놓은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드러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3월 부산에선 정신지체 여중생을 집에까지 찾아가 집단 성폭행한 10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영도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 정양이 정신지체인이라는 사실을 알자 지난해 11월 노래방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강군 등 중학생 13명을 적발해 이 중 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된 이들은 특히 범행 3일 후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성폭행 한 뒤 4시간 후 인근 폐가로 끌어내 또 다시 집단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복합적 병리현상”
법률적으로는 소년범죄라 불리는 청소년범죄는 형법에 위반된 행위를 한 만 14세 이상 20세 미만의 청소년 범법행위를 지칭한다. 불완전한 청소년 시기의 특징을 참작해 청소년 ‘비행’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최근 높아져 가는 범죄수위와 맞물려 아이들에게 자기행동의 심각성을 간과시킨다는 지적이 있어 ‘범죄’라는 측면을 명확히 하고 있는 추세다.
경찰대 행정학과 박정선 교수는 오늘날 청소년범죄 추이를 “급격한 사회변동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가져온 병리현상”으로 진단했다.
“오늘날의 청소년범죄는 사회가 급격히 핵가족화·물질화·정보화 되는 과정에서 오는 가치관
의 혼재가 청소년들에게 미친 악영향으로 볼 수 있다. 핵가족화와 가족해체 과정에서 오는
부모의 권위 약화와 이웃으로 대표되는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 및 통제기능의 약화, 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풍토에서 파생되는 인성교육의 소홀, 그리고 인터넷과 같은 정보기기문
명의 발달에 따른 유해환경 노출의 폐해 등 복합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야기된 단면이라
볼 수 있다.”
경제가치가 급부상하면서 가족과 교육, 종교의 역할모델이 약화된 반면 모든 가치가 개인으
로 향하는 사회가치규범의 혼돈 상태가 청소년층의 무규범현상으로 치달은 것. 그에 따라
과거 결손가정 등 결핍감에서 오는 범죄가 청소년범죄의 주를 이루던 것과 달리 물질적 풍
요 속에서도 유흥비 마련이나 호기심 등을 이유로 범죄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오늘
날 청소년범죄가 갖는 특징이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자료(2000)에 따르면 청소년 범죄의 동기는 생활비, 유흥
비 마련 등이 15.6%, 우발적 동기 27.5%, 부주의 16.1%, 호기심이 6.2%를 차지하고, 기타
유혹과 보복심리가 각각 1.1%, 그 외 현실불만과 사행심이 0.7%,와 0.6%, 가정불화 0.1%,
기타 29.0%, 미상 2.0%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이들 중에는 범죄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거나
‘그냥’ 혹은 ‘심심해서’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지어 뻔뻔함
을 보이는 경우도 많아 도덕적 가치규범의 붕괴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절반 이
상의 청소년 범죄가 기성세대의 가치 기준으로는 그 원인과 동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인터넷 유해환경에 물든 성범죄 8년 새 3배 증가
오늘날 청소년범죄에 혀를 내두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이답지 않은 성범죄의
증가에 있다. 10대 성범죄가 날로 흉포화 되고 있는데 경찰 통계에 따르면 10대 성범죄 가
운데 강간과 집단성폭행, 강도강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45.6%로 성인의 31.7%를 훨씬 웃돌
고 있다. 10대의 경우 친구나 선후배, 동네사람 등 성폭행 대상이 대부분 아는 사람이고 절
반 이상이 공범과 함께 성폭행을 자행하며 3명 중 1명 꼴로 재범을 저지르고 있어 그 파
렴치함에 있어 성인범을 뛰어넘는다는 분석이다.
청소년 성폭행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 대범함을 보이는 가운데 유난히 집단성폭행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도 특징이다. 청소년성폭행의 경우 주로 인터넷을 통한 만남에서 시작해
약점 등을 빌미로 1대 1 성폭행이 자행되며 이를 빌미로 만나는 횟수를 늘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점차 친구를 불러들여 집단성폭행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다.
박정선 교수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집단심리를 가리켜 “발육이나 인성 등이 미성숙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동반책임을 나눠 질 수 있는 일종의 동지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10대들은 의존심과 또래의식이 유달리 강해 집단범행에서 안정을 찾게 되는데, 자연히 책임감이나 도덕관념도 약해져 죄의식 없이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소년 성범죄가 줄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1999년 567건이던 우리나라 10대 성폭력사건(강간, 강제 추행, 강간미수 등)은 지난해 1810건을 기록했다. 8년 만에 3배를 넘어 말 그대로 ‘폭증’했다. 이처럼 청소년성범죄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일제히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음란물과 폭력 영상물에 청소년들의 성의식과 윤리 기반이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연세기독상담센터 오원웅 간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한국의 인터넷이 10대의 성범죄 폭증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10대들은 부모와 학교, 공권력의 통제에서 벗어난 인터넷 세상을 이용해 각종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푸른아우성의 구성애 대표 역시 ‘청소년 성범죄 증가의 원인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나라의 인터넷 음란사이트 가입 회원수는 세계 1위다. 10대 청소년들이 이런 환경 속에 아무 생각 없이, 일시적 충동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다. 게임만 해도 너무나도 폭력적이고 감각화 돼 있어 이러한 폭력과 상업적인 성이 아이들 의식 속에서 재결합해 집단성폭행 같은 잔인한 폭력을 죄의식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등으로 인해 아이들이 음란물을 접하는 나이가 낮아지면서 성의식에 당연히 뒤따라
야 할 기본규범들이 미처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에 자연 초점이 모아졌다.
박정선 교수는 “환경의 변화로 아이들의 성의식은 급격히 개방되는 반면, 학교나 가정에선
아직 아이들의 이성교제 자체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여전히 성이 규제하고 음지화되는 경향
이 많다. 아이들의 개방된 성의식과 실제 환경의 모순, 여기서 오는 충돌이 성범죄라는 잘
못된 샛길에 발을 들이게 한다고 볼 수 있다”며 “부모가 자녀와 성문제를 토론하는 것을 기
피하는 보수적인 가정 분위기와 학교의 형식적인 성교육을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 등 선진국에선 학교나 가정에서 성교육이 공개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
라는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10대 초반 촉법소년 등 저연령범죄 늘고 있다
성범죄의 증가와 함께 청소년범죄의 또 다른 심각성이 바로 저연령화 양상이다.
최근 청소년범죄가 주요한 사회적 문제로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 통계상으로 확인
되는 소년범죄의 비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출산율 하락에
따른 청소년 감소 등으로 최근 5년간 소년범죄는 2001년 13만여 명에서 2003년 9만6000
여명, 2005년 6만7000여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12~13세의 촉법소년(???
: 범법소년. 여기서는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으나 낮은 연령 상 형사책임 능력이 없
어 처벌 받지 않고 보호처분의 대상이 되는 저연령 청소년을 의미) 및 아무런 법적 조치를
받지 않는 12세 미만 소년이 저지른 비행은 해마다 늘고 있다.
법원에 접수된 소년범죄 가운데 촉법소년은 2001년 15.4%, 2003년 18.5%, 2005년
24.8%로 매해 증가했다. 또 초등학생 학교폭력 피해율도 2002년 13.7%에서 2006년
17.8%로 4.1% 늘어났고 살인이나 강도 등 범행내용도 심각해지고 있어 또 다른 사회문제
가 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장맹배 사무국장은 “교내에서 흉기를 사용하는 폭력학생이나 성폭행
가해자 중 초등학생의 비율이 늘고 있다. 도덕적 판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의 경우 상급학교로
가면서 폭력이 누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찍 발을 들여놓으면 그만큼 빠져나오기도 힘들
다”고 말했다.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최근 3년간 14세 미만은 3배, 중2에 해당하는 14세 또한 2배 이상 늘었다. 청소년의 성숙도가 빨라지면서 비행환경에 조기 노출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그만큼 범죄성향의 고착화도 빠를 것으로 우려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촉법소년의 연령을 현행 12세 이상'에서 '10세 이상'으로 낮추어 해당
연령을 지금의 12~13세에서 10~13세로 바꾸고 때에 따라 1개월 등 초단기 소년원 송치
(쇼크 구금)가 가능하도록 소년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소년법에 따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
만 소년원에 가는 연령대를 현행 보다 넓힌 것이다. 학교폭력 등 청소년범죄를 저지르는 연
령층이 낮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지만 어린
아이들의 소년원 접촉이 늘어 좋을 게 없다는 반대의견도 있어 추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어찌됐든 이에 따라 10세 아이도 범죄 수위에 따라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아야 한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오는 7월 소년원이 폐지되는 부산, 광주, 안산, 청
주, 창원 등 전국 7개 지역에 청소년 비행예방센터를 만들어 학교 부적응 학생을 비롯해 학
교폭력 가해자와 보호자들에게 비행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이미 범죄를 저질러
수용된 소년원생은 사회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통근, 통학 등 개방처우를 내년까지 30%로
확대하고, 결손가정, 학교탈락, 절도, 폭력 등 12개 재범방지 전문프로그램을 2008년부터
전국 보호관찰소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관대한 처벌 관행, 문제제기 잇따라
법무부가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기로 하자 이에 대한 찬반에서부터 시작해 청소년범죄의
처벌에 대한 논의도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성인과 달리 청소년들은 구속의 제한이나 감형 등 형법, 소년법, 기타 여러 가지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둔 것이 많다. 그 주된 이유는 미래의 범죄자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청소
년에 대해서는 죄의 책임을 묻기보다 교화 가능성을 염두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미한 죄
의 경우 훈방조치가 대부분이고, 죄질이 심한 경우 소년원 송치, 그 중간단계는 보호관찰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일단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특별한 교육형주의에 기초해서 감형 받을
수 있는데, 사형 및 무기형에 대한 완화 규정이 있어 이에 해당하는 중범죄라 하더라도 15
년 유기징역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동안 ‘비행’ 수준을 넘어 ‘범죄’가 되어버린 10대들의 탈선이 도를 넘다 보니, 현

청소년범죄가 날로 잔혹, 대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급격히 핵가족화,물질화,정보화 되는 과정에서 오는 가치관의 혼재가 낳은 악영향이라 진단한다.
행 솜방망이 처벌이 아이들의 범죄와 재범을 양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로 지
난 3월 광주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이 터지자 인터넷에는 네티즌들의 분노성 댓글들이 줄
을 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다르다. 뭘 모르고 죄를 저지르면 어리다고 봐줘야겠지
만, 영악한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인지
아닌지도 이미 알지만 괘념치 않는다(닉네임 The Harvester)”, “아무 가책 없이 반 아이를
때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잔혹함은 어리다고 용서해줄 일이 아니라 어리기 때문에 더 철저
히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죄를 저질러도 처벌이 경미하기 때문에 재범을 두려
워 않는 것이다(닉네임 joseph)” 등의 글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처벌 강화를 주장하는 의견은 대부분 성범죄에 있어 보다 강경했다. 청소년지킴이로 유명한 강지원 변호사는 “청소년범죄는 처벌보다 선도 위주의 처분 쪽에 무게를 두고 싶지만 성폭력의 경우에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동시에 선도와 교화 프로그램을 반드시 병행 적용해 청소년 성폭력에 대해서는 살인죄 다음 가는 중한 범죄라는 걸 인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년법의 정신이 '국친사상(W??'에 기본을 두고 있는 만큼 처벌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국가가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교화시키는 데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청소년법률클리닉의 유강근 변호사는 “미성년자인 청소년은 그들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충분한 책임을 질 수 없고, 아직도 성장 과정에 있기 때문에 충분한 보호, 감독과 적절한 교육을 통하여 그 비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일변한다. 범죄에 빠져들기도 쉽지만 그 치유가능성도 성인의 경우보다 쉽고 또한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성도 크기 때문이다.
박정선 교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해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처벌이 자숙을 의미하는 ‘경험’적 측면에 그쳐야 한다”며 “비행에 대한 행위당사자의 시각을 확실히 변화시키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맹배 사무국장도 “애매모호한 관대처벌이 소년범을 늘려온 측면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문제는 치료관리는 뒷전이고 감형만 했다는 점인데, 가끔씩 불러 예방교육하고 출석체크 정도의 보호관찰로는 심각한 폭력학생을 관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범죄는 개인의 유전적 소질, 정신적 결함, 사회문화적 환경 등의 영향을 다분히 받는 만큼 단순 구금 보다는 성격검사와 가정환경 지원 등을 통해 비행원인을 알아내고 누적원인을 해결하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장 사무국장은 독일이나 영국처럼 전문가가 집중적으로 붙어 생활환경 패턴을 바꾸되, 범죄수위별로 격리가 필요한 아이들은 따로 분리해 별도의 맞춤형 치료프로그램이 적용되야 한다고도 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피해학생과 재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도 효과적인 방법이겠지만 청소년의 한 번 실수가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굴레가 되지 않도록 처벌에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효과적인 교화 위한 재원투자 필요하다
현재 재학 중인 청소년 범죄자, 즉 학생신분의 범죄자 수는 육만 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 많은 수의 아이들을 학교나 가정, 지역사회 등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돌볼 인력과 인프라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정책적으로 ‘무관용정책’을 펴고 있는 영국과 독일, 미국 등은 엄격한 법적 처벌과 함께 치료를 집중하고 있는데 교화효과가 매우 높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상당 수준의 재원투자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범죄자에 대한 재원투자에 인색한 한국이지만,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청소년의 갱생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접근방법이 모색되어야겠다.
Interview_청소년폭력예방재단 장맹배 사무국장
"수치심 유발하는 사이버폭력 심각, 신고하면 해결된다는 신뢰부터"
대부분의 청소년범죄는 학교폭력의 연장선에 있다. 흉포화·저연령화와 함께 요즘 학교폭력의 경향은 여학생 가해자의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것인데, 이는 남학생에 비해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가 높고 예민한 여학생들의 특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맹배 사무국장
이와 함께 ‘피해학생의 가해자화’도 문제다. 피해학생 중에는 운동 등으로 힘을 키워 상급학교로 진학 후 가해학생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더 잔인한 보복폭력을 낳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또 요즘 학교폭력은 상당수가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진다. 협박메일이나 음해성 메일을 보낸다든지, 홈페이지에 유언비어나 수치심을 자극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인데, 이를테면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을 때리면서 옷을 벗기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둔 뒤 아이들이 자주 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피해학생의 행실에 대한 비방과 함께 사진을 올려 퍼뜨리는 식이다. 사이버폭력은 그 기록이 남고 급속도로 광대하게 퍼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자존감이 높은 이 시기 아이들에게 있어 수치심은 최악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피해 당사자의 심리적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피해학생의 7,80%가 신고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전망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가 마지막까지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여태껏 단순체벌과 지적 정도의 미비한 수준에 그쳐 아이들 사이에 신고해봤자 소용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학교 안 폭력의 경우 이를 막기 위해 생활지도와 개인상담 등 교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잡무가 많고 지나친 입시위주의 교육에 치중해야 하는 일선 교사로서는 아이들의 상황을 포착하는 게 쉽지 않다. 폭력이 발생해도 학교가 이를 감추려 하다 보니 실태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
청소년범죄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예방교육이 중요하다. 학교와 지역사회 등 현장에 투입돼 연대 코디할 있는 청소년 전문가가 필요한데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미흡해 개선점이 많다. 또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도 효과적으로 이행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학교와 경찰, 지역사회가 각자의 역할범위를 명확히 정해서 그 범위내 책임을 확실히 지도록 해야 한다.
/김혜경 사진/최경훈 기자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