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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과 함께 내 안의 숨겨진 사랑 찾아가요”

기사승인 2013.06.27  1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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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_ 맘또맘

용인시 흥덕마을 아파트에는 책을 매개로 엄마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모임이 있다.
‘맘또맘’이다. 맘 and 맘, 마음과 마음이라는 뜻인데 2011년 가을에 모임을 시작해 현재 세 팀의 맘또맘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초 맘또맘 화요팀을 만나 엄마들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맘또맘의 시초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회에서 알게 된 엄마들이 모여 육아모임이 꾸려졌다. 김아라(예현 엄마) 씨는 “엄마들이 결혼 전 후로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너무 힘들어 한다. 그 숙제를 같이 풀어나가고자 육아 서적을 중심으로 그룹이 만들어졌다”며 모임 결성 당시를 회상했다.
육아와 살림에 우선하다보면 자유롭게 외출을 한다거나 엄마만의 시간을 갖기 어렵다. 서운했던 감정, 속상했던 일들은 배출시키지 못하고 쌓여갔다. 비슷한 고민들을 하던 엄마들은 모임을 하면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며 위로의 시간들을 나눴다. 일주일에 한 번 모임에 나가면 엄마들은 그 주를 버틸 에너지를 얻었다.
김아라 씨는 육아 모임 이후 공동육아에 참여하다가 2009년 이사 왔고 그 동안 엄마모임을 했던 경험을 발판삼아 흥덕마을에서 모임을 시작했다. 육아를 먼저 경험한 엄마로서, 삶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다른 엄마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셋째 아이를 기르고 있던 김아라 씨와 옥혜근(완이 엄마) 씨를 제외한 나머지 모임에 참여한 엄마들은 처음 육아를 접해본 상태였고, 화요팀은 2011년에 모임이 시작됐다.

엄마들 만나면 내 안의 ‘나쁜 가스’ 빠져나가요
모임은 한비야 씨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책에 실린 챕터를 주제 삼아 매주 모임이 진행되고 각자 그 주제에 맞춰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등 숙제가 주어진다. 그 다음 주에 숙제를 발판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활동이다. 매주 1회 모임이 있고, 모임 장소는 엄마들의 집이 되기도 하고 야외로 나가거나 카페에서 실시되기도 한다.
주로 책을 통해 모임이 이뤄지지만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생각할 거리들을 나누기도 한다. 월1회 흥덕마을 맘또맘 엄마들의 전체 모임이 있다. 아동심리학교수의 강의가 진행되기도 하고, 벼룩시장이 열린다.
맘또맘은 종교적인 분위기를 띄지 않고 단순한 친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엄마나 아내이기 이전에 한 사람, 한 여자로서의 자아정체감을 찾고 인생의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데 뜻이 있다. 앞으로의 인생의 방향을 바라보고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경험한다. 
김민정 씨는(지훈엄마) “보통 이사 온 엄마들은 은둔 생활을 하게 되고 엄마들 모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인연을 만나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여하면서 책을 읽고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만 힘든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고, 다들 얼마나 힘들었을까 머릿속으로 그려지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동안 살아왔던 나의 이야기, 아픔, 상처, 치부까지 다 드러내게 된다. 내 옆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아무런 편견 없이 상대를 이해하게 된다. 그 순간 기적처럼 서로를 믿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임지연(채연엄마) 씨는 집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고 누군가와 소통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살다가 모임에 나가게 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힘든 게 있어도 속으로 삭히는 성격이었는데 모임에 참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말을 술술 자연스럽게 엄마들과 얘기를 나누게 됐다.
송애린(현준엄마) 씨는 “엄마 모임에 오면 주말까지 짜증과 화가 자제되고 모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간다”고 말했다.
옥혜근 씨는 “육아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몸 안에 나쁜 가스가 쌓인다. 혼자 쳐져 지내다가 모임하면서 엄마들과 소통하면 ‘가스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편이 미웠다가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부연했다.
김아라 씨는 “모임에 주제가 있긴 하지만 정답이 없다. 엄마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결론 없이 집으로 돌아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송애린 씨는 “내가 어딘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들어갈 곳이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고 했다. 이어 “모임에서 도움 받다보니 내가 먼저 치유돼야 아이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문보경(은이엄마) 씨는 교회에서 맘또맘 포스터를 보고 무조건 모임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출산한 이후 집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우울증을 겪게 됐다. 맘또맘의 시작은 교회에서 출발했지만, 교인들로만 이뤄진 모임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 종교 안에 한정되지 않고 넘어서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나’에 대한 이야기 나눠요
모임을 이어주는 주요 계기가 한비야 씨의 책이기 때문에 책이 갖는 의미가 크다.
김아라 씨는 “엄마들은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고 자존감이 낮다. 한비야 씨의 책이 우리의 시선을 바꿔준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이 앞서다보니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것들은 뒤쳐진다.
난 내가 마음에 들어(자존감), 120살까지 인생설계(시선의 변화), 흔들리며 크는 우리들(인생의 방향),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삶의 자세) 등 한비야씨가 던지는 깊이 있는 질문들은 거울 앞에 엄마 자신을 두고 바라보게 만든다.
송애린 씨는 “엄마들은 어디에서나 모일 수 있다. 우리 모임은 중심에 ‘책’이 있어서 양질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친목모임과 차별되는 점을 얘기했다.
옥혜근 씨는 “숙제를 대충해오면 얻어가는 게 없다. 숙제가 부담되지만 주제 없이 모임에 나와 돌아가면 허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임에는 일정한 매뉴얼이나 커리큘럼이 없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모여 얽매임 없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데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챕터들을 다 훑고 나면 자연히 모임이 끝나는 경우도 있고, 반복해서 하는 경우도 생긴다. 화요팀은 책을 다 끝마치면 육아전공 서적으로 방향을 잡아 모임을 지속시킬 계획이다.
문보경 씨는 “(옥혜근 씨와) 우리 모임이 생산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다”며 앞으로 모임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얘기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나눔’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다.
김아라 씨는 “내 인생은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변해간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성공한 삶이다. 숙제를 해나가다 보면 나눔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김아라 씨는 숙제를 해 나가면서 자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바라보았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속에 것을 엄마들에게 드러내 보이면서 자신을 이해함과 동시에 다른 엄마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생각 안에서만 머물렀다면 변화되긴 어려웠을 것이다. 생각을 글로 쓰고 표현하면서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엄마들을 믿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김아라 씨는 이를 ‘공동체의 힘’이었다고 회상했다.
“엄마들이 모여 조합을 만들어 우리 마을 카페, 우리 마을 반찬가게, 우리 마을 책방, 우리 마을 아름다운 가게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공동체)’를 느끼게 해 주었으면 합니다.”
맘또맘 엄마들은 ‘나눔’을 내가 받은 도움을 상대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다른 엄마에게 도움을 나눠주는 것이라 여겼다. 육아 모임에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엄마들이 현재 맘또맘 세 개의 팀의 리더를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모임에 참여하는 인원은 16명 정도이다. 아파트 단지 내 맘또맘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높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 모임에 대한 브리핑을 했을 때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도 이야기를 나누다 눈물을 흘리는 엄마들이 있었다.
김민정 씨는 “내 아픔을 누군가 얘기했을 때 공감의 눈물이 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미와 가치는 누군가와 나누었을 때 배가 되고 단단해진다. 엄마들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웃으면서 마음을 비운다. 자신의 존재를 또 다른 엄마들에게서 얻고 채운다. 채워진 마음(사랑)은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엄마들에게 나눠준다. 나눔은 엄마들 안에서 소박하게 자라나 믿음으로 굳어져 따뜻한 힘을 세상에 퍼트리고 있었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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