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간호
현재 질병구조의 변화(만성질환의 증가)나 의료비의 증가에 수반해서 재택의료가 재검토되고 가정간호의 필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이에 따라 저소득층과 정신적·신체적 장애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가 불편한 가정을 대상으로 필요한 가정방문간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로 보건소와 병원, 간호협회 등을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새로운 복지 의료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가족 같은 방문진료팀의 오랜 인연
지난달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보건소. 동화동 소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 서순분(92) 할머니 댁을 방문간호하기 위해 이정남(35)간호사와 고근아(47)의사가 의료물품을 챙기고 중구보건소에서 지원하는 차량을 함께 타고 동행했다.
오후 2시가 넘어서자 할머니 댁에 도착한 이정남 간호사와 고근아 의사는 할머니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서 할머니는 이들을 항상 봐온 딸들처럼 맞이했다.
할머니는 현재 고혈압과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어 거동이 심하다. 집 외에는 바깥출입이 힘든 서 할머니는 독거 상태로 요양보호사가 매일 오후 한 시부터 세 시간 정도 할머니 곁에서 지내는 것 외에는 할머니를 찾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따라서 방문 진료하러 오는 이들을 딸처럼 여기며 의지한다.
고근아 의사는 할머니를 진찰하며 “그간, 별일 없으셨죠”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넨 후, 혈압을 재고 아침에 약은 드셨는지 되물었다. 이정남 간호사는 최근 소화가 잘 안 된다는 할머니에게 위장약을 드렸다. 서 할머니는 “딸 같아서 얼마나 반갑고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방문간호 대상자들은 순분 할머니처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겪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의료취약계층이 대다수이다.
고근아 의사는 “서울시 방문간호지정 시행 전부터 중구는 가정방문간호가 활성화 되어 있었다. 민간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부분을 공공에서 해주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남 간호사는 방문간호에 있어서 중요한 건 ‘신뢰’라고 강조했다. “낯선 사람의 방문이기 때문에 처음에 대상자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관계가 지속될수록 본인의 건강 뿐 아니라 집안 문제 하나하나까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고근아 의사는 “자식들이 돌보지 않는 독거노인 환자들이 많다. 더 외로운 분들이기에 방문 진료를 나가면 더 가족같이 반긴다”고 말했다.
고 의사는 서 할머니를 맡아 진료한지는 6년째가 되었다. 할머니는 중구에서 실시한 방문간호서비스를 10년 정도 받아왔다.

친구 같은 다산동 방문간호사팀
같은 날 오후 3시. 중구보건소의 방문간호팀 박선애 간호사는 저소득층 노인 국민숙(64) 씨를 만나기 위해 다산동으로 향했다. 빌라가 밀집되어 있는 곳 중 한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몇 번 씩 눌러본다. 그러나 안에서는 대답이 없다. 이윽고 국 씨가 문을 열어주었는데 그의 눈은 보통 사람의 눈과 달랐다. 시각장애로 인해 시력이 저하돼 사람을 잘 구분하지 못했다.
국 씨는 시각장애2급이며 당뇨 때문에 매일 인슐린을 36unit씩 2회 투여 중이다. 그는 동사무소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방문 간호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작년 4월에 난소암 수술을 받고, 9월에 항암 치료에 들어갔으며 올해 7월 또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병원치료를 받기 회복기간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며 하루의 대부분은 국 씨 혼자 지낸다. 거동이 어렵고 합병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남편은 아내 국 씨의 간병을 돕기 위해 장시간 하는 일이 아닌 일일노동자로 벌이를 하며 갑작스러운 일을 대비하고 있다고. 이 때문에 생활 형편은 넉넉지 않다. 하지만 국 씨 부부는 한 때 음료사업을 하며 돈을 꽤 많이 벌었을 정도로 살림이 넉넉한 시절이 있었다.
국 씨는 “갑자기 생활이 안 좋아지면서 걱정이 많고 불안한 마음상태여서 암이 온 듯하다.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그 간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박 간호사는 국 씨의 혈압과 당을 체크하고 건강상의 이상여부를 관찰한 뒤 그에 맞는 조처를 취했다. 이날 국 씨의 혈압은 정상이었지만, 당뇨 수치는 다소 높았다. 박 간호사는 그에게 “인슐린 주사를 전보다 더 맞는데도 수치가 300가까이 된다는 건 당뇨 조절이 잘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밥이 탄수화물이 많아 당을 높인다. 토마토, 파프리카 등 야채를 더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곤 암환자가 식사 대신 섭취할 수 있는 음료를 그에게 건넸다.
박 간호사는 “항암치료는 영양관리가 돼야한다”면서 “(국 씨가) 너무 열심히 사시고, 치료 받으려는 의지가 강해서 도와주려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국 씨는 “나라에서 이렇게 도와주는데 안 낳으면 어떻게 하겠나. 걱정하지 않는다. 너무 아프지만, 감사하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준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는 소감을 말했다.
박 간호사는 중구 장춘동·다산동 일대 450여 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오전 9시30부터 일을 시작해 오후 3시30분 정도 마치는 편이다. 하루에 6가구, 많으면 8가구를 방문한다.

‘취약계층 지역 방문간호사 활성화
서울시에 따르면 동마다 약 1명씩 배치돼 방문간호사 422명이 지난해 쪽방촌 거주자, 다문화 가족, 북한이탈주민 등 총 16만5323인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방문간호사가 취약계층 가구에 직접 방문해 현재 겪고 있는 건강상의 어려움을 체크하고, 전자차트에 입력해 관리하며 치료를 돕고, 치료과정이 끝나면 이 서비스가 필요한 또 다른 시민을 발굴해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때 방문건강관리는 간호사 388인과 함께 물리치료사·운동사·영양사·치위생사 등 32인의 건강관리 전문 인력이 구성돼 맞춤형 팀플레이(Team Play)를 이뤘다. 또 필요시에는 사회복지사 2인도 투입해 복지 연계서비스도 실시했다.
특히 중구 지역은 10년 전부터 이러한 보건간호방문 서비스를 실시해 다른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얻어내 귀감이 되고 있다.
박선애 방문간호사 말에 따르면 하는 일에 대해 ‘건강매니지먼트’라고 소개했다. 대상자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업무지만 인간관계가 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방문간호사는 대상자의 건강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서울시 중구2동 이동옥 복지건강팀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취약계층일수록 가정의 경제 위기로 인해 건강을 미처 챙기기 어려운 대상으로 사전예방 관리 차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방문간호사의 지원은 첫 방문시 64쪽 분량의 건강면접조사지로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복지요구도까지 파악한 뒤, 1:1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사업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으로 시는 기존 322인이었던 방문간호사를 100인 추가 증원해 성과를 높일 예정이다.
공동취재/ 문혜원·박선미 기자
방문간호란, 간호사가 간호대상자의 자택에 가서, 그 생활 장소에서 전개하는 간호활동을 말한다. 1862년, 영국에서 W.라스본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지역 또는 시설에 의해서 독자적인의 계획을 가지고 전문적인 간호의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고 원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이 실천되고 있다. 대상은 모자, 병상노인, 심신장애인(아), 만성질환자 등이다.
문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