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잉글리시스토리텔러’반 인기
잉글리시스토리텔러
고학력 노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을 활용한 영어 교육은 충분히 가능해지고 있는 시대가 왔다. 단순히 회화 수준을 넘어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영어교육이 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영어수업을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잉글리시스토리텔러’반. 여기서는 수준 높은 영어동화를 활용한 구연의 수업방식을 통해 손주들에게 자연스러운 영어교육을 전수해 주는 것과 동시에 노인들 스스로도 자신감과 새로운 활력소를 부여해 지역 내 노인들의 자랑거리로 통한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는 노인들
지난달 11일 오후 3시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옆 남부교회 강의실에서 ‘잉글리시스토리텔러’ 심화반 수업이 실시되었다. 수업 분위기는 다소 진지하면서도 활기가 넘쳤다. 지난 시간에 이어 어르신들이 직접 영어동화구연을 하는 발표가 시작되는 듯 했다. 이날 수업에 참관한 어르신들은 총 14명. 어르신들은 각자 준비한 영어동화를 한 명 씩 앞에 나가 마치 학창시절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발표하듯 떨리는 심정을 안고 발표해 나갔다.
어르신들은 유창한 영어 발음을 뽐내며 어린 손주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 큰 소리로 손짓까지 하며 읽었다.
능숙한 발음의 주인공들이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게 젊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자극을 주었다. 이들은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제 ‘영어’는 제2외국어를 넘어 모국어만큼이나 중요한 언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피부로 느껴지게 하는 듯 했다.
어르신들은 각자 선택한 다양한 영화 동화 속 캐릭터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연기하듯 읽어 내려갔다. 고양이는 고양이답게, 강아지는 강아지답게, 개구리는 개구리답게.
어르신들이 읽은 동화들은 모두 세계 유명 동화작가들이 쓴 것중에서 보기 힘든 수준 높은 영어동화책들이다.
또래 어르신들은 옛 학창시절에 배웠던 어설픈 영어발음 실력이 아니었다. 모두들 갖고 있는 영어 대본에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했던 흔적의 싸인이 그려져 있었다. 발표수업시간은 총 1시간동안 진행되었으며, 7명의 어르신들이 발표했다.
‘잉글리시스토리텔러반’에서 모범 학생으로 손꼽히는 최정옥(67) 씨는 작년 잉글리스스토리대회 및 각종 영어동화대회에서 1등과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그 실력은 놀랍다. 정옥 어르신은 3년 동안 이 수업에 참관했다고 했다. 정옥 어르신은 “어린 손녀딸을 위해 영어동화를 읽어주면 어떨까 싶어 시작한 일이 스스로 가장 재미있는 취미생활이 되었다”며 “선생님이 훌륭하게 가르쳐 주는 덕 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옥 어르신은 이어 “다른 영어교육보다 ‘잉글리시스토리텔러’는 특별하다”며 “아이들이 우리 집에 놀러와 영어동화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가 가장 보람되고, 즐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니어센터에 자주 들리며 오다 가다 담당복지사의 권유로 참관하게 된 최정숙(71) 씨도 “‘잉글리시스토리텔러’에 대해 매우 재미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정숙 어르신은 “동화 속에 빠져 있다 보면, 어느새 내가 다시 젊어진 기분을 느낀다”며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점차 배워나가면서 재미를 느껴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품격 노인 교육문화 ‘강남시니어칼리지’
‘잉글리시스토리텔러’는 서울시 강남구의 지원을 받은 노인전문강좌 ‘강남시니어칼리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난 2009년 4월 개강 이후, 본격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강남시니어칼리지’는 지역 어르신들의 역량강화를 통한 활기차고 성공적인 노후생활 지원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구의 대표적 어르신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600여명이 수료했다. 수료 뒤 보육원, 어린이집, 도서관 등지에서 실버강사나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어 인기다.
이번에 실시된 ‘강남시니어칼리지’는 총 12~30주 동안 ‘basic-신규과정’과 ‘active-심화과정’등 2개 과정으로 나눠 진행되었다.
‘basic-신규과정’은 강남구 내 만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잉글리시 스토리텔러 ▷전통놀이ㆍ동화구연 지도사 ▷컬쳐스토리텔러▷매직스토리텔러▷영상마스터(UCC제작) 등 5개 강좌가 개설됐다.
‘active-심화과정’은 2011년 전문강사 양성과정 수료자 및 강사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잉글리시스토리텔러 ▷전통놀이ㆍ동화구연지도사 등 2개 강좌를 개설해 기존 실버강사 수료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강남구청 노인복지팀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위한 고품격 교양대학인 ‘강남시니어칼리지’가 어르신들의 성공적이고 행복한 노후생활 설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이미 150명 넘는 어르신들이 등록을 마쳤을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시니어칼리지 외에도 시니어 러브스쿨도 실시하고 있다. 시니어 러브스쿨은 희망학교 및 지역주민, 단체 등의 신청을 받아 ▲세대 공감 캠프, 봉사활동 등 청소년을 위한 노인 이해교실 ▲가족동행 여행 등 지역주민을 위한 노인 이해교실 등을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이번 교육프로젝트는 성공적인 노후생활을 설계하고 어르신들의 다양한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지역 내 어린이집, 보육원 등에서 실버강사로 활동
‘잉글리시스토리텔러’의 ‘active-심화과정’은 2011년 전문 강사 양성과정 수료자 및 강사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개설됐으며, 기존 실버강사 수료자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3년 동안 윤영수(48) 강사의 지시에 따라 영어대본 리딩(reading) 연습으로 통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영수 강사는 “그동안 강남노인종합복지관에서 ‘잉글리시스토리텔러’반을 맡아 어르신과 함께 하고 있다”며 “그동안 아이들 또는 어머니들 대상으로 한 문화센터에서 강연을 하다, 특별히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하다 보니 재미도 느끼고 새로운 자긍심도 든다”고 고백했다. 윤영수 강사는 또 “우리나라 최초로 어르신 대상으로 한 영어 동화 구연 교육은 여기가(강남노인종합복지관) 처음”이라며 “꾸준한 수업이 이어져 많은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윤 강사는 이어 “어르신들이 영어대사를 암기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그동안 지켜봐온 결과 잉글리시스토리텔러반에 있던 어르신들은 대부분 나날이 발전해 갔으며,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윤영수 강사는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외 성남수정도서관 및 백화점문화센터 등에서 유·아동 영어교육 및 어머니 영어동화 구연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유은주 강남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잉글리시스토리텔러’ 심화반은 매주 목요일 오후 1시에서 2시 20분까지, 25회 예정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작년에 열렸던 제9회 ‘ilovestory 영어동화구연대회’에서는 본 복지관 참가자들이 대상, 금상, 은상을 휩쓸어 회원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고 소개했다.
‘잉글리시스토리텔러’는 9월 25일 종강되었으며, 차후 다시 새로운 반 과정을 선정과 교육방식을 논의하여 다른 노인들에게 또 다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