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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만드는 살맛나는 세상

기사승인 2008.08.28  21: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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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훨체어로 전국 누비며 감동 전해줘
인권활동가 전윤선

전윤선 씨.
바쁜 그의 일정으로 인터뷰 약속장소는 그가 출연하는 한 방송사 앞 공원으로 정해졌다. 약속시간이 조금 지난 때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의도의 한 거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인권활동가, 칼럼리스트, 장애여성문화센터 대표, 여행가 그는 어느 하나로 정의내리기에는 너무 벅찬 사람 전윤선(여, 42). 그는 휠체어를 타고 곳곳을 누빈 여행기를 현재 4개의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넷 신문, 각종 기관지에 기고 한다. 한 달에 그가 써야하는 원고는 10여개가 훌쩍 넘는다.

이렇게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그가 앓고 있는 병은 근이양증이란다. “괜찮아요, 제 병은 온몸의 뼈를 제외한 모든 근육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인데, 치료법은 없어요. 단지 즐겁게 사는게 약이되지 않을 까 해요”라며 잠시 머쓱해하는 기자를 다독여줬다.

몸이 피곤하다 생각할 겨를도 없다는 그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정말 즐겁다며 길 위에서 보낸 그 시간만큼 이나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인다.


풍류와 학습이 있는 여행


“여행이 좋아 혼자서 많이 다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좋은걸 나 혼자 보긴 아깝다 생각했죠” 몇 년 전 그는 한 포털사이트에 “휠체어 배낭여행”이라는 온라인 까페를 개설해 동행자 신청을 받아 지금도 신나게 여행을 다닌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종횡무진 하는 그.
 그의 여행은 단순히 즐기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여행 장소를 고를 때부터 장애인편의시설 없는 곳을 일부러 찾기도 하고 그 지역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이런 그와 함께한 동행들도 여행으로 많은 변화를 느낀다고 한다.

그는 “함께한 사람들이 여행으로 매사에 자신감을 찾고 변화하는 걸 보는 건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권활동가로서 여행 속에서 장애인의 인권을 연결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행 후에 그는 더 분주해진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시설 여부를 확인해 해당 기관에 될 때까지(?) 민원을 넣고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는 “꼭 공무원들이 나빠서 그런 것보다는 아직 몰라서 못하는 부분이 많다”며 “단순히 편의시설 미비 같은 장애인차별에 항의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세밀한 부분까지 콕 찝어 주는 게 필요해요”라고 말했다.

장애인 편의 시설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일부러 대중교통만을 이용한다는 그는 장애인도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외친다.

그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욕구를 가졌지만 분출할 곳도 방법도 모른다고 했다.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이러한 생각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는 이런 이들에게 자신이 휠체어로 다닌 길이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문화복지사라고 들어보셨나요?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의 장애인복지 현실은 아직 밑바닥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문화 복지가 가장취약하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그가 다녀본 문화 관광지 중에 장애인을 배려한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듯 장애인들의 문화재 접근성은 특히 취약하다.
청각장애인, 뇌병변 장애인들은 문화 활동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는 “외국에는 문화복지사라고 문화 각 분야에 장애인들이 진출해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경복궁 같은 곳에서 장애인 문화해설자를 볼 날이 곧 오면 좋겠어요.”라고 살짝 포부를 내비친다.

비장애인은 발음이 부정확한 뇌병변 장애인들과 소통이 불가능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애단체의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그들과 어려움 없이 대화하는 것이 종종 목격되곤 한다.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단지 조금 시간과 관심이 더 필요할 뿐이다. 장애인 문화복지사들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을 돕고 장애인이 사회 속에 녹아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이름도 멋진 ‘장애여행문화센터’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사실 벌려놓은 일이 많아 조금씩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센터는 만들기만 하고 내버려 뒀는데도 사람들 반응은 거의 폭팔적” 이라며 “다른 장애인들도 나와 같은 욕구와 생각을 가졌다는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휠체어로 꿈꾸는 세상

아직도 지방 소도시로 여행을 가거나 하면 사람들이 신기한 듯 그를 쳐다본다 한다. “본의 아니게 대표 주자격이 돼버렸어요. 원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거 별로 안 좋아했거든요”. 그런 그였지만 지금은 씩씩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휠체어가 닿을 수 있는 곳으로 닿지 않는 곳은 만들어 다닌다.

실제로 얼마 전 그가 철도청에 끊임없이 요구해 얻어낸 전동휠체어 석을 이용해 남이섬을 다녀왔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늘 변화가 있다. 꼭 마이더스의 손. 아니 휠체어 같다.

그는 지금까지의 여행기를 책으로 엮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책 또한 ‘최초’딱지가 붙은 장애인 전용 여행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 그가 꾸는 꿈이 궁금해 물어봤더니,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며 뜸을 들인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유럽, 북미를 일주를 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트레비 분수 앞에서 친구들과 작은 음악회를 연다던지...” 그의 이런 낭만적인 꿈 뒤엔 현실의 고통이 함께한다. “악기에 관심 있는 것도 있지만 제가 앓고 있는 병을 좀 더 지연시킬 수 있어서 겸사 겸사죠”

잠시 할 말을 찾지 못해 당황하는 기자에게 그는 “닥쳐올 미래를 걱정하며 산다면 현재는 없는 거잖아요” 라고 밝게 대꾸하며 라디오 방송국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전윤선씨가 방귀희선생과 애기를 나누고 있다. 방귀희선생은 그가 출연하는 라디오방송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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