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립생활(IL)의 지난 20년 그리고 20년 자립생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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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백남 상임대표 취임사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 상임대표 황백남)는 올해로 13회째 맞이하는 장애인자립생활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9월 4일, 9일, 11일 총 3일간에 걸쳐 유튜브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로 ‘2020 자립생활(IL)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온라인 실시간 최고 시청인원은 총 600여명, 조회수 4257회(9월 15일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 성황리에 행사를 종료했다.
2007년 3월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어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이 법적으로 보장됨에 따라 한자연에서는 매년 3월 6일을 ‘장애인자립생활의 날’로 선포하여 기념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오프라인 행사를 2차례 연기 하여 행사 개최 이례 13년 만에 최초로 온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컨퍼런스 1회차인 9월 4일에는 지난 5월 새로 취임한 제7대 황백남 상임대표 취임식과 제6대 안진환 상임대표 이임식을 진행하였으며, 한국의 자립생활과 한자연의 연대와 발전에 공헌한 역대 상임대표께 감사를 표하기 위한 공로패 전달식을 함께 진행했다.
또한 제13회 자립생활의 날 기념행사로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한 센터와 개인에게 국회의장상 1점, 보건복지부장관상 7점(센터 1점, 개인 6점), 국민연금공단이사장상 5점, 구근호동료상담가상 2점의 ‘2020 자립생활대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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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의 지난 20년 그리고 20년 자립생활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의 자립생활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5명의 패널(황백남 상임대표, 김동호 대표, 이상호 센터장, 윤삼호 소장)을 모시고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
이 날의 마지막 일정은 ‘IL의 지난 20년 그리고 20년 자립생활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의 자립생활 역사와 함께하고 있는 5명의 패널(황백남 상임대표, 김동호 대표, 이상호 센터장, 윤삼호 소장)을 모시고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사회는 이권희 한국장애인인권포럼대표가 맡았다. 먼저 윤삼호 장애인아카데미인식개선교육센터 소장이 미국 68혁명이라는 새로운 문화혁명을 시작으로 미국의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이 발전해 온 역사와 한국에 파급·확산해 온 역사에 대한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토크가 이어졌다.
토크콘서트의 주요내용은 첫째, 자립생활센터의 법적지위의 필요성과 방법, 둘째,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자립생활센터의 역할, 셋째, 정치세력화 운동의 방법과 자립생활 진영의 역할, 넷째, 새로운 리더 양성을 위한 노력, 다섯 번째, 비장애인 활동가에 대한 고충 해결과 노력 등으로 각 주제에 대한 동감과 이견이 존재했다.
먼저 자립생활센터의 법적지위의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의 패널이 동감하였으나 방법론적으로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지역사회재활시설에 명시하는 방법과 별도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센터의 역할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미 있는 시도들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립생활센터가 좀 더 정신적 장애인을 포괄하는 전달체계 개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치세력화 운동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한 장애인 비하 발언의 문제와 함께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정치참여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향후 자립생활 진영의 격렬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정치적인 권력을 갖는 것,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그 방법으로는 이슈에 따라 당사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리더 양성을 위한 노력과 비장애인 활동가에 대한 고충 해결과 노력에 대해서는 운동할 때는 운동가, 사업할 때는 직원이라는 이중적인 구조적 문제 제기와 일관성의 필요성,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업무로 구분하는 것이 아닌 역할로 구분하는 것이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장애 운동 외 변화하고 있는 외부 환경에 대해 파악하고 결단 할 수 있는 리더 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국제교류와 연대, 지난 한국 자립생활 운동의 역사적 사건을 되짚어 보는 등 활발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컨퍼런스 2회차인 9일에는 자립생활 정책 관련 주제로 ‘소분과회의(1분과, 2분과)’를 진행했다. 1분과에서는 ‘정신장애 언론 표현 문제와 해결 방안’를 주제(좌장_이상호 센터장/발제_박종언 편집국장/토론_윤삼호 소장, 송승연 강사, 김예리 기자)로 발제자 박종언 마인드포스트 편집국장은 현재 언론을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 과 잘못 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토론자들은 발제자의 의견에 모두 동감하며 현재 한국에서 언론을 통해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화 문제를 추가 지적했다. 외국의 정신장애 관련 언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한국형 정신장애 미디어 가이드라인 제정 및 언론인 기본교육 정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정신장애인 관련 이슈에 자립생활 진영의 역할을 주문했다.
2분과는 ‘지역사회 공동체 활동으로 함께하는 자립지원’이라는 주제(사례발표_김선윤 센터장, 김랑 센터장)로 서울특별시 은평구와 광주광역시 남구의 지역사회 연대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센터와 유관기관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활성화하고, 편의시설 개선과 지역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다양한 연대 활동을 전개하여 장애인이 지역에서 자립생활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노하우가 공유됐다.
컨퍼런스 3회차인 11일에는 2회차 행사에 이어 2개 주제의 소분과의(3분과, 4분과)가 진행됐다. 3분과 ‘Community Living, 지역사회 전환을 위한 주거 지원 정책 과제’(좌장_조한진 교수/발제_진형식 센터장/토론_정상길 센터장, 서해정 부연구위원, 서종균 처장)라는 주제로 진형식 누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지원주택에 대한 소개와 이를 제도화 하고 탈시설·탈재가 장애인의 주거 지원 정책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토론자들은 지원주택의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지만 자립생활 진영에서 고민해봐야 할 지점과 지원주택의 제도화에 대한 현실적 추진과 서비스 도입의 순서적 고민 및 우려 점을 제시했다.
마지막 4분과에서는 ‘개인예산제 도입을 통한 이용자의 선택권·결정권 강화 방안’(좌장_김경미 교수/발제_이권희 상임대표/토론_김동홍 팀장, 안형진 집행위원장, 전경철 센터장)이라는 주제로 소분과회의가 진행됐다.
서울시 지원으로 한국장애인권포럼에서 수행한 ‘서울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 사업’ 진행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제언들로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에 토론자들은 복지현장에서의 개인예산제 연구 시범사업을 통한 임상적 경험을 예로 들며 국내 도입에 대한 긍정적 부분과 기대 점도 있으나 아직까지 개인예산제 도입에 있어 장애계에서 동의되지 않은 부분과 시범사업 대상에서 신체장애인 빠진 지점, 사업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른 점들을 지적하며 한국형 개인예산제 도입에 대한 우려 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2020 자립생활(IL) 컨퍼런스는 ‘IL의 지난 20년 그리고 앞으로 2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3일간에 대장정 행사를 모두 마쳤다.
한자연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다뤄지고 논의되어진 자립생활 정책과 제도, 그리고 역할들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자립생활 운동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설계해 보고자 한다며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한자연이 되도록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